부산의 현대사와 함께 디딘 첫발
라이온스 355-A 지구의 역사는 부산 시민들의 삶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었다. 1971년 7월, 첫발을 뗐을 때만 해도 이토록 거대한 나눔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리라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회비는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거대한 복지의 토대가 되었다. 이들은 단순히 물품을 나누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보조금 없이 오직 회원들의 순수한 성금만으로 운영비와 봉사 비용을 조달하는 독자적인 재정 구조는 라이온스 355-A 지구가 5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흔들림 없이 나눔을 이어올 수 있었던 단단한 뿌리가 되었다.
미래를 키우는 장학 사업의 기틀을 닦다
봉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향했다. 1991년 설립된 라이온스 장학회는 지난 34년간 2,100여 명의 학생에게 20억 원이 넘는 장학금을 전달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나눔의 손길은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에게도 닿았다. 부산소년원 학생들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세탁기와 건조기를 기증하고, 부산 지역 초·중·고 야구부원들이 꿈을 접지 않도록 물품을 지원하는 등 청년들의 내일을 지원하는 일은 단체의 핵심 과업으로 자리 잡았다.
의료와 식사로 넓혀온 생명 존중의 길
2010년대에 들어서며 라이온스의 활동은 시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확장되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의료장비 기증 사업은 지역 거점 병원들에 수억 원 상당의 첨단 설비를 전달하며 소외계층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2015년부터 운영된 무료 급식소는 매주 수백 명의 이웃에게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며 부산의 시린 마음을 데워왔다. 비록 운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들은 멈추지 않고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봉사로 그 빈자리를 메워가고 있다.
재난의 현장에서 맞잡은 거친 손마디
최근에도 이들의 진심은 흙먼지 날리는 현장에서 가장 빛을 내었다. 2025년 여름, 경남 산청군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을 때 150여 명의 회원들은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향했다. 정장을 벗어던지고 장화를 신은 채 토사를 제거하고 침수된 가재도구를 정리했다. 6,600여만 원의 성금보다 수해민들에게 더 큰 위로가 된 건, 젖은 손을 맞잡으며 “함께 이겨내자”라고 다독이던 회원들의 따뜻한 손길이었다. 폭염에는 선풍기를, 한파에는 난방용품을 들고 이웃을 찾는 발걸음은 오늘도 재난과 소외의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나눔으로 완성되는 부산의 내일
라이온스 355-A 지구의 진짜 동력은 활동하는 회원들의 자부심이다. 55년째 이어온 "지역의 아픔은 우리가 함께 나눈다"라는 약속은 세월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았다. 누군가는 기적이라 말하는 136억 원의 기록보다 더 위대한 것은 반세기 넘게 단 한순간도 꺼지지 않았던 부산 사랑의 불꽃이다. 부산의 가장 깊은 골목까지 라이온스의 든든한 손길이 닿는 한, 우리가 사는 이 도시는 어제보다 조금 더 살만하고 따뜻한 곳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