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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2천 원의 마법, 노년의 낙원을 일구다”

실버 전용 영화관 김은주 대표의 ‘추억 사수’ 대장정

김은주

김은주

김은주

탑골공원의 뒷모습에서 발견한 소명

김은주 대표가 실버 영화관이라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것은 우연한 목격에서 시작되었다. 공기업을 퇴사한 뒤 영화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던 그는 종로 일대를 오가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던 중, 낙원상가 앞 탑골공원에 모여 있던 어르신들의 모습을 마주했다. 하루를 보낼 곳이 마땅치 않아 길바닥에 머무는 그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냐고 묻자, 돌아온 답은 단순했다. “옛날 영화를 옛날 가격에 보고 싶다.” 그 한 마디가 김 대표의 인생을 바꿨다. 사업 아이디어를 넘어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는 번듯한 멀티플렉스가 아닌, 어르신들이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추억의 해방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집을 팔아 지켜낸 어르신들의 쉼터

2009년 개관 첫해, 6만 5천 명의 관객이 몰려들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15년째 동결된 2천 원의 관람료로는 치솟는 영화 판권료와 운영비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끊기거나 부족할 때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소유였던 집을 매매하여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등 벼랑 끝 사투를 벌였다. 주변에서는 “왜 사서 고생이냐”라며 만류했지만, 그는 단골 어르신들이 건네는 쪄온 감자 한 봉지, 삐뚤삐뚤한 글씨로 적힌 감사 편지를 보며 다시 일어섰다. 한번은 사업 취지에 감동한 한 어르신이 땅문서를 가져오기도 했으나, “자식들에게 머리 뜯긴다”라며 소탈한 웃음으로 이를 돌려보낸 일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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