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고소한 0원짜리 기적”

아이들의 등굣길을 빵으로 채운 빵식이 아재

김쌍식

김쌍식

김쌍식

어린 시절 아버지가 가르쳐준 사람의 길

남부러울 것 없는 큰집에 살던 소년 쌍식은 아버지의 빚보증 한 번에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옷 한 벌 사 입지 못할 만큼 지독한 가난이 찾아왔지만, 아버지는 늘 “사람 주변엔 사람이 와야 한다”며 없는 살림에도 손님을 대접하셨다. 그런 아버지의 철학은 가난보다 깊게 소년의 가슴에 박혔다. 힘든 시절에도 주변을 챙기던 아버지와 이웃들의 온정을 보고 자란 소년은, 어른이 되면 배고픈 아이들이 없게 하겠노라 다짐했다. “빵을 받으러 오는 아이들이 어찌 보면 옛날 내 모습”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나눔의 단단한 심지가 느껴진다.

돈을 빌려서라도 채워 넣은 행복 바구니

2019년 대형 마트 입점 점포를 정리하고 개인 빵집을 차리자마자 그는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온 일을 시작했다. 아침 7시 30분이면 가게 앞 선반에 소보로, 카스테라가 담긴 빵 바구니와 요구르트를 내놓는 것이다. 코로나19로 가게 운영이 한계에 부딪혔던 시기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재료비가 없어 요구르트를 살 돈조차 없었을 때도 그는 차마 아이들의 빈손을 볼 수 없어 지인에게 돈을 빌려 바구니를 채웠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안 할 수가 없다는 고집스러운 진심은 매일 아침 20~30명의 아이들을 든든하게 먹여 등교시키는 기적으로 이어졌다.

의인상을 거절했던 ‘진짜 의인’의 겸손

2021년 LG의인상 후보로 올랐을 때, 그는 두 번이나 수상을 거절했다. 그저 빵을 만드는 사람일 뿐이라는 소박한 이유에서였다. 처음엔 사기 전화인 줄 알았을 만큼 자신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았던 그는, 상금을 받아 빚을 갚고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주변의 설득에 못 이겨 상을 받았다. 그는 상금 덕분에 지인들에게 빚을 갚을 수 있었다며 소탈하게 웃어 보였고, 이제 나라에서 인정한 나눔이 되었으니 더는 빵 나눔을 멈출 수 없게 되었다며 오히려 더 정성껏 오븐 온도를 맞추기 시작했다.

나눔으로 일궈낸 6년, 장애인과 함께할 내일

김쌍식 씨의 나눔은 등굣길 빵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지난 6년간 매일 아침 아이들의 빵을 챙기면서, 한편으로는 20년 가까이 지역 장애인 시설과 경로당 등 10여 곳에 수천만 원 상당의 빵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이제 그의 시선은 더 먼 미래로 향한다. 빵 만드는 법이 서툴고 느리더라도 장애를 가진 분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일터를 가질 수 있도록 전용 빵집과 카페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소망이자 계획이다. 그가 새벽마다 어김없이 반죽을 만지는 이유는, 그 따뜻한 공간을 선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비워냄으로써 완성되는 행복 베이커리

오래되어 낡은 차 한 대와 월세 빵집이 전부인 삶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이 빵을 먹고 그저 배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어디서든 인사를 잘하고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어른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돈을 많이 버는 것엔 욕심이 없어요. 지금처럼 꾸준히 아이들을 보는 게 좋습니다.” 남해의 작은 골목, 고소한 빵 냄새보다 더 진한 사람 냄새를 풍기는 그의 빵집은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아침을 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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