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국민포장유수봉

“내 살을 떼서 남을 줘야지, 왜 남의 살을 떼서 남 주나”

유수봉

100억 전 재산 날리고 ‘번 돈 남 위해 다 쓰자’ 결심

유수봉 씨의 보금자리는 평택에 위치한 자신의 채소가게 한 구석이다. 컨테이너 자재로 대충 막아놓은 방 안을 들여다보니,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가 잘 만한 좁은 공간에 판자만 덩그러니 깔려 있었다. 유 씨도 한 때 안성에서 시가 100억 원이 넘는 땅을 가진 부자였지만 1981년 사업실패로 가진 재산을 모두 날리고 말았다. 이후 그는 경기도 하남의 두 칸짜리 비닐하우스에 자리를 잡았다. 유 씨는 ‘이놈의 돈, 다시는 그런 거 안 모은다. 지금부터 번 돈은 남들을 위해 다쓰고 죽으리라’ 마음먹었다. 이후 유 씨는 빌린 땅에 채소를 재배해 직접 하남 시장 길가에 내다 팔고, 번 돈은 경로당, 보육원 등에 명절 때마다 떡을 돌리거나 빈민촌, 장애인촌에 쌀을 나눠주는 데 썼다.

무료급식소 운영하고 기부용 채소 직접 키워

이런 그에게 고민이 생겼다. 쌀을 직접 나눠주다 보니 비교적 형편이 넉넉한 사람들까지도 쌀을 받아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는 밥을 굶고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 식사를 대접하는 게 낫겠다 싶어 1999년, 무료급식소를 열었다. 지금은 용인에서만 운영하고 있지만, 한때 유 씨는 하남, 광주, 안성, 평택 등 다섯 개 지역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급식소 한 곳당 노숙자, 독거노인 등 80~100여 명의 사람들이 찾아와 밥을 먹고 갔다. 유 씨가 쌀, 채소, 고기 등 재료를 공급하면 음식 조리와 배식은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었다.2006년부터는 홍성, 서산, 아산 등지의 경작지 약 3만 평을 임대해 재배한 배추, 무, 감자 등을 기부하고 있다. 채소를 기부 받은 기관에서는 그 작물들을 소매가격으로 판매해 소외계층과 필요한 곳에 사용한다. 사회복지시설, 학교 등을 통해 확인된 채소판매 수익금만 3억여 원이 넘는다.

내 살 떼서 남 주니 행복한 ‘무소유 채소장수’

유 씨는 급식소 운영과 기부활동을 자신이 번 돈으로만 하는 것을 고집한다. 그가 출연한 방송이나 신문기사를 보고 후원하겠다는 연락도 많이 받았지만 그는 “내 살을 떼서 남을 줘야지, 왜남의 살을 떼서 남주나”며 단칼에 거절했다. 수입이 모두 불우이웃을 위해 쓰이는 것을 아는 주변 상인들은 일부러 유 씨의 채소가게를 찾는다. 덕분에 그의 채소가게는 1년 365일 손님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유 씨는 통장도 만들지 않고 집도 땅도 사지 않는다. 재산에 대한 욕심이 생길까봐서란다. 그는 채소를 재배해 나누어 주고, 채소가게 수익금으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이삶의 전부이고 보람인 ‘무소유 채소장수’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