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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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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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국민포장김삼준

“멋지게 쓰고 가니, 인생에 여한은 없소”

김삼준

한 번 사는 인생, 멋진 일 하고 싶어 30억 기부 결심

김삼준 씨는 2년 전 관악산 등산박물관 건립 사업비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관악구 복지정책과를 찾았다. 그러나 그 계획은 이미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 뒤였다. 김 씨는 대신 4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기로 하고 관악구에 30억을 기부하기로 했다. 30억이란 큰 돈을 쾌척한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한 번 살다가는 인생, 진짜 멋진 일을 하고 가야 하지 않겠어요?”

전쟁 당시 형의 죽음 등 어려움 극복하고 돈 모아

30억 원을 모으기까지, 김 씨의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남 신안 흑산면에서 태어난 김 씨는 일제강점기 시절 서울에서 재봉공장을 다니다가 벌이가 시원치 않자 다시 고향으로 내려갔다. 해방 후에 다시 상경해 형이 운영하는 생과자점에서 일손을 보태던 중 한국전쟁이 발발했는데, 동네 전체가 폭격을 당하는 통에 형은 유명을 달리하고, 가게는 폐허로 변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김 씨는 징집되어 전쟁에 참전했다가, 휴전 후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빵 배달을 비롯해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저축을 하기 시작한건 주변의 소개로 ‘한일신용금고’에 입사하면서였다. 당시 은행 이자가 적게는 5%, 많게는 10%에 달했는데, 김 씨는 매일 이자율을 점검해 1%라도 더 높은 곳으로 은행을 옮겨가며 저축을 이어갔다. 이렇게 알뜰하게 저축을 하면서 먹고 입는 것 하나에도 허투루 돈을 쓰는 법이 없었다. 평소 100원도 쉽게 쓰지 않았던 김 씨가 갑자기 관악구에 큰돈을 기부한다고 하니, 주변에서는 다들 그가 미쳤다고 했다. 자식들도 그랬다. 그러나 김 씨는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해 보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 인생이 너무 허무하고 고독한 삶이 될 것 같다”며 강력하게 기부 의지를 밝혔다.

관악구 주민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되길

김 씨의 기부로 지어지는 관악구의 복합문화시설은 4층 규모로, 청소년상담센터·영유아 도서관·다문화가정지원센터 등 지역주민들의 복지를 위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다문화가정을 위한 복지시설은 베트남인 며느리를 맞은 김 씨의 의견이 크게 반영됐다. 각박한 세상에서 치열하게 살아오던 김 씨는 나눔으로 삶의 의미를 찾으며 인생의 마지막 조각을 맞춰나가고 있다. 그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복합문화시설이 오래도록 관악구민들에게 의미 있게 쓰일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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