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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 고민하는 청소년,
온라인으로 찾아내 보호하는 ‘수호천사’ 유규진(‘79)
유규진(‘79)

유규진(‘79)

“청소년이 무엇 때문에 자살을 선택하려 하는지 근본 원인을 찾아내서, 그 원인을 해결해줘야만 비로소 온전히 생명을 살려낼 수 있다”

낮에는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다 밤이면 온라인 세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청소년을 찾아내 보호하는 ‘수호천사’가 있다. 스스로 ‘SNS자살예방감시단’을 창설해 단장을 자처하는 유규진(41)씨다. 유씨는 2000년 어느 날 15살 소녀에게 “8만원에 성매매를 하자”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깜짝 놀라 소녀와 통화한 유씨는 이 소녀가 번호를 잘못 눌러 자신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실제로 이런 성매매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경찰에 신고해봤지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때부터 유씨는 스스로 이런 청소년을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섰다. 이듬해 사이버범죄 피해자를 돕는 시민단체인 ‘한국사이버감시단’에서 간사로 일하면서 인터넷 세계에서 범죄의 표적이 된 청소년을 찾아내 돕기 시작했다. 청소년이 많이 드나드는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사이트를 넘나들며 자살 위험자를 찾아내 신고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유씨는 최근에도 온라인에 자살 기도를 암시한 청소년들을 찾아내 구조해냈다. 지난 4월엔 새벽에 인스타그램에 죽겠다는 글을 올린 여성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해 자살을 기도하려던 여성을 찾아내고, 설득해 집으로 안전하게 돌려보냈다. 5월엔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보고 신고해, 6시간여를 찾아 헤맨 끝에 마포대교에서 서성이던 10대를 찾아냈다. 이런 식으로 유씨가 신고해 극단적인 위기를 모면한 경우가 300건 가까이 된다. 2018년부터는 사비로 자살예방감시단을 설립해 자살 암시자를 발견하면 경찰과 협력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청소년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까지 냈다. 유씨는 “청소년이 무엇 때문에 자살을 선택하려 하는지 근본 원인을 찾아내서, 그 원인을 해결해줘야만 비로소 온전히 생명을 살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20년 가까이 청소년과 자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실제로 많은 생명을 살려낸 유씨는 우리 사회에 큰 본보기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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