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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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40년 간 이미용 봉사해 온 ‘사랑의 가위손’ 조길홍(‘53)
조길홍(‘53)

조길홍(‘53)

“배운 걸 남한테 베풀 수 있다는 길이 (있다는 게) 좋지 않습니까?”

이용사 조길홍(67)씨는 ‘사랑의 가위손’으로 통한다. 무려 40년 가까이 소외된 이웃과 환자들을 찾아 다니면서 무료 이발 봉사를 펼쳐왔다. 2000년대 초반 조씨의 훈훈한 봉사 활동 모습은 TV에도 보도됐고, 이때 조씨는 남에게 자산이 배운 걸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며 이처럼 말했다.조씨가 처음 이발 봉사를 시작한 것은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미용업 종사자 3명과 함께 한빛맹아원에 매달 한 번씩 80여명을 대상으로 이발 봉사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형편이 어렵거나 몸이 불편한 환자를 위한 봉사는 꾸준히 이어졌다. 예컨대 1987년부터 2004년까지는 국군창동병원 군인 환자에게 매달 한 번씩 이미용 봉사를 했고, 우이동 전투경찰대에도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매주 160여명씩 머리를 잘라줬다. 이뿐이 아니다. 1991년부터 2012년까지는 은평마을 노숙인을 찾아 매달 한 번씩 이발 봉사를 했고, 같은 기간 음성꽃동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도 매달 한 번씩 머리를 잘라주기도 했다. 요양병원 어르신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 이발 봉사를 했다.

조씨는 2000년부터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까치봉사회’를 만들어 이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지금껏 휴일만 되면 수도권 중심으로 이미용 봉사를 해 온 단체다. 이들이 ‘출장 이발소’를 차릴 때마다 도움 받는 이들을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한다. “(처음엔) 조금만 (이발 봉사를) 다니고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봉사를 하다 보니까 그게 아닌 거예요. 진짜로 (우리 봉사를) 필요로 하는구나 느꼈지요.”까치봉사회 한 회원은 이렇게 말했다. 까치봉사회가 지금껏 약 40년 간 해 온 봉사 활동을 합치면 약 3만29시간으로, 이 봉사회는 자원봉사유공장 최고명예대장상을 받기도 했다. 이들이 머리를 만져 주는 한 ‘단골 고객’은 말했다. “이 분들이 (쉬는 날엔) 영업까지 중단하고 찾아주니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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