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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찍어요”…소외된 가정에 ‘이동 스튜디오’
재능기부 하는 사진가 오준규(‘70)
오준규(‘70)

오준규(‘70)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분명히 카메라에 담은 얼굴과 미소들이 사회를 밝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재능기부로 12년간 소외된 가정의 가족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는 사진가가 있다. 사회복지사겸 사진가인 오준규(50)씨가 지난 2009년부터 가족사진을 찍어준 가정만 1259개의 가정에 달한다. 매주 토요일마다 카메라와 각종 촬영 장비를 들고 장애인 가정을 돌며 무료로 사진을 촬영하고, 가정의 달인 5월에 사진액자를 선물한다. 그는 “한 장애 가정을 방문했는데 흔한 사진 한 장이 없었다”며 “수입이 적은 장애인에겐 가족사진 촬영 비용도 부담이고, 사진관까지 찾아가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오씨는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어 선물하는 ‘이동 스튜디오’를 시작했다. 그의 선행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전북은행의 후원 등이 이어져 이동 스튜디오를 계속 운영할 수 있었다. 이따금씩 사회복지사 업무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일이 버거워 이동 스튜디오 운영이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장애 가족들의 간절한 사연에 오씨는 사진 봉사를 멈출 수 없었다.

산골오지에 사는 노인이나 여러 장애인 가족들이 추억을 선물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이런 마음에 외딴 산골까지 무거운 장비를 둘러메고 찾아가 사진 촬영을 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씨는 “장애 가족들에게 찍어주는 사진은 생애 처음 또는 마지막 가족사진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꼭 사진 한 장 남기고 싶다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노부부는 결혼식 사진은커녕 평생 같이 찍은 사진 한 장이 없다고 했다”며 “죽기 전에 같이 찍은 사진을 갖는 게 소원이라는 말을 듣고 바로 달려갔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찾아가는 이동 스튜디오가 세상을 따뜻하게 할 작은 씨앗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생에 최고의 순간을 담아주고 싶어 한 가족에게만 4000번의 셔터를 누른 적도 있다”며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분명히 카메라에 담은 얼굴과 미소들이 사회를 밝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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