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훌륭한 인재 길러달라”…
평생 모은 1억 기부한 해녀 부금현(‘27)
부금현(‘27)

부금현(‘27)

빈 마음 가지고 세상을 떠나야겠다는 정신으로 (기부를) 했다”

64년간 물질을 해서 번 재산을 기부한 94세 해녀가 있어 세상을 감동으로 물들이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사는 부금현(94)씨는 “빈 마음 가지고 세상을 떠나야겠다는 정신으로 (기부를) 했다”며 “훌륭한 인재를 기르는 데 써 달라”고 삼육대학교에 1억원을 기부했다. 평소 투철한 신앙심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던 부씨는 교회 목사님의 추천으로 삼육대학교를 알게 됐다고 한다. 삼육대는 기부 받은 1억원을 할머니의 뜻에 따라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학교 발전을 위해 사용할 방침이다.부씨는 해녀인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17세부터 자연스럽게 물질을 시작했다. 그는 19세에 동네 청년과 결혼하며 행복한 삶을 꿈꿨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돈을 벌겠다며 일본으로 훌쩍 떠나 혼자 남게 됐다. 하루아침에 의지할 곳이 없어진 부씨는 악착같이 일하고, 더욱 알뜰하게 모았다.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물질을 나갔으며, 날씨가 궂은 날이면 품앗이나 밭일을 했다..

80세가 넘자 물질이 힘에 부치면서 해녀 일을 그만두고, 다리를 다치기 전까지 길가 잡초를 제거하는 공공근로에 참여했다. 부씨는 동네 길가 잡초를 제거하는 공공근로로 주어지는 돈 2만7000원조차 살뜰히 모았다.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일에도 부지런했다. 자신은 외식은커녕 배춧국이나 멸치볶음 등으로 끼니를 때웠지만, 돈이 모일 때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도왔다. 그렇게 부씨의 도움을 받은 학생만 80여명에 이른다. 삼육대 신학대학장을 지낸 고( 故) 한성보 교수와 오만규 전 교수도 대학 시절 부 할머니에게서 장학금을 일부 지원받았다. 부씨는 “남을 도와주는 게 기쁘지, 내 손에 움켜잡는 건 별로 기쁘진 않다”며 “이제껏 살아오면서 제일 잘한 일은 모든 재산을 정리해 남에게 기부하고 홀가분하게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이웃과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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