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구두 닦아 번 7억 땅 기부…
나눔의 삶 보여준 행복한 구두수선공 김병록(‘59)
김병록(‘59)

김병록(‘59)

“이 땅, 내가 죽을 때 갖고 갈 것도 아니잖아요. (나라가 코로나로 어려우니) 필요할 때 땅을 내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생 구두를 닦아 모은 돈으로 마련한 7억원짜리 땅을 선뜻 내놓은 ‘기부왕’이 있다. 주인공은 김병록(61)씨. 파주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월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임야(3만3142㎡)를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파주시에 조건 없이 기부 채납했다. 거부(巨富)의 나눔이 아니라, 평생 한 푼 두 푼 모아온 소시민의 거액 기부라 울림은 더욱 컸다. “이번에 코로나가 확산하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한 점포 운영난을 겪게 되면서 지금의 경제위기를 실감했습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내가 가진 것을 내놔, 어려움에 부닥친 국민을 돕고 싶었습니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처럼 기부 이유를 밝혔다. 사실 김씨가 남을 돕고 나누는 삶을 산 것은 이번 뿐이 아니다. 그는 지난 1996년부터 헌 구두를 수선해 어려운 이웃에 나눠주기 시작했다. 나눠준 구두만 약 5000켤레 분량에 이른다고 한다. 헌 우산이나 양산을 고쳐서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기도 했다. 1997년부터는 이발 기술을 직접 배워 봉사활동에도 나섰다. 요양원이나 노인정 등을 찾아 이발 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봉사를 해 온 이유를 묻자,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봉사를 하는 원동력은 간단하다. 내가 행복해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굴곡이 좀 있었다. 11살 때부터 구두를 닦으며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어렵게 일하면서도 밤에는 야학을 다니며 공부했다. “누나와 형 같은 대학생들이 꾸준히 공부를 가르쳐 줬어요. 그 분들 덕분에 글을 배웠지요. 정말 고마웠어요.” 김씨는 이렇게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던 것을 기억하고, 하나 둘 갚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지금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구두수선집을 운영하는 평범한 이웃이지만, 마음은 누구보다도 부자다. “이웃이 저의 작은 도움으로 인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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