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평생 모은 30억 선뜻 기부한 전종복·김순분 부부 (‘39/‘47)
“저희를 본보기로 사랑과 나눔 퍼지길…”
전종복·김순분 부부(‘39/‘47)

전종복·김순분 부부(‘39/‘47)

“다 털어버리면 편하지 뭘 그래요.”

선한 미소가 똑 닮은 전종복(83)·김순분(75)씨 부부는 ‘부부의 날’이던 지난 5월 21일 귀한 결심을 실천하며 이처럼 소감을 말했다. 이날 부부는 평생 일군 재산 30억원을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기부했다. 부부가 이처럼 거액 기부를 실천한 것은 이들이 유독 부유하게 살아와 여윳돈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부부는 평생 근검절약하는 평범한 우리의 이웃 시민이었다. “결혼하고 남편이 가져온 월급이 2만원이었어요. 그 중 1만8000원을 저금하고 2000원으로 살았어요.” 바보의 나눔 홈페이지에 실린 이들 선행 이야기 속에서 아내 김씨는 이렇게 회고했다. 남편 전씨도 “홍수 때문에 집이 물에 잠긴 적이 있었는데, 미리 사둔 연탄 수백 장이 죄다 물에 젖은 적이 있었다”며 “그걸 버리지 않고 말려서 3년 동안 썼는데, 불이 잘 안 때져서 냉골에서 살았던 기억이 남는다”고 했다. 물에 젖은 연탄 한 장도 아끼고 아낄 정도로 절약하며, 남편이 병원 총무과장으로 일해 받아 온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집도 사고 세 자녀 낳고 길렀다. 우리네 평범한 이웃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던 셈이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투자한 토지가 국가에 수용됐고, 이때 받은 보상비를 기초자금 삼아 투자한 부동산이 제법 큰 돈이 됐다고 한다. “그 돈은 거저 생긴 돈이라 저희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노력하지 않고 생긴 부는 귀한 줄을 모르고 의미 없게 쓰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쓰는 것보다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죠.” 남편 전씨는 부부가 거액의 재산을 기부하게 된 사연을 재단 홈페이지에서 이처럼 설명했다.

이들 부부의 선행은 거액 기부만 있는 게 아니다. 남편 전씨가 2007년 지붕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뒤에는 더욱 이웃을 돕고 아끼는 삶에 힘을 쏟게 됐다고 한다. 부부는 2007년부터 프란치스코 장애인의 집에서 일주일에 1~2회 봉사 활동을 해왔다. 또 여윳돈이 생기면 어려운 이웃과 시설에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올해 5월 기부를 하기에 앞서 부인 김씨는 폐암 수술을 받았다. 건강검진에서 폐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음에도 부부의 기부 결심은 변치 않았다고 한다. 가족들도 기부에 대한 부부의 생각을 꾸준히 들어왔기 때문에 이번 기부 결정에 대해 불만이 없었다고 한다. 이들 부부를 꾸준히 지켜본 성당 이웃들은 “매주 성당에서 뵙지만, 너무 검소하셔서 거액의 부동산을 기부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앞으로도 계속 크고 작은 나눔을 실천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다는 부부는 기부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도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었어요. 저희를 본보기로 더 많은 분들이 나눔을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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