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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나도 맨손 진료하는 眞心…
한센병 환자 35년간 무료 치과진료 하는 장동호(60세)
장동호(60)

장동호 (60)

한센촌에서 이어온 35년간의 무료 치과진료

전북 익산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장동호 씨는 이 지역 한센촌에서 무료 진료 봉사를 35년째 이어가고 있다. 장 씨는 매달 2번 이 마을을 찾는다. 그가 간호사를 대동하고 마을에 들어서면, 한센인 20~30명이 우르르 몰려나와 그를 반긴다. 35년 동안 그에게 진료받은 사람만 벌써 7,000명이 넘는다. 그의 35년 선행에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다. 1985년 원광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익산 성모병원에서 공중보건의 근무 중에 우연히 한센인 마을에 들러 진료 활동을 했다. 평소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일을 사명으로 삼던 그에게 한센인들이 눈에 밟혔다. 그 작은 인연이 3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졌다. 군산에서 외과를 하던 장 씨의 부친 장명규 씨 영향이 컸다. 부친이 도내 섬마을을 돌며 무료 진료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란 장 씨에게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수술용 장갑마저 벗고 마주한 한센인들

장 씨는 사비를 털어 무료 진료를 진행했다. 그의 선행이 20년 넘게 이어지자 2007년 익산시가 돕고자 나섰다. 매년 진료비 2,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도 장 씨는 여전히 6,000만 원가량을 사비로 쓰고 있다. 장 씨는 "한센인 진료를 꺼려 병원을 그만두는 간호사가 많아 혼자 진료 할 때도 많았다"며 "지금은 아예 한센인 진료에 동참할 수 있는 간호사만 채용하는데, 취지에 공감한 간호사들이 나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지역의 치과의사 90여 명 중 꾸준히 봉사하는 이는 장 씨가 유일하다"고 했다. 장 씨는 한센인 진료를 볼 때도 수술용 고무장갑을 끼지 않는다. 한센인 을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게 대하려는 그의 노력이다. 이를 뽑거나 수술하는 도중 손을 다쳐 피가 날 때도 있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에 한센인들은 마음을 열었다. 처음엔 “감염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하던 그 의 아내와 두 자녀도 지금은 장 씨를 이해하고 응원한다. 장 씨는 “한센병 환자들이 ‘그냥 병원에 들러 치료받으면 안 되느냐’고 물어올 때 난감하고 가슴 아프다”며 “아직은 일반 환자들이 한센인 병원 출입을 꺼리기 때문에 출장 진료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병원에서 똑같이 치료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이런 노력이 알려지면서 장 씨는 2000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2007년부터 익산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도 무료 치과진료를 진행해 1,800여 명을 진료했다. 그는 “내 직업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할 뿐이다. 이런 일로 상까지 받게 되 니 부끄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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