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의 새로운 기부 롤모델 만들다.
창업과 함께 불우이웃 위한 수익금 10% 적립 시작
1997년 1월, 박성배 씨는 경기도 과천시에 ㈜리액션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고온고합반응기를 제작해 국내 연구소에 납품하고 해외에도 수출하는 작은 벤처기업이다. 박 씨는 창업과 동시에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회사 수익금의 10%를 ‘행복나눔통장’에 적립해 이 돈으로 불우이웃을 돕기 시작한 것이다. 박 씨는 무역회사에 다니던 90년대 중반, 해외출장을 다니며 외국기업의 활성화된 기부문화를 접하고, 기회가 닿는다면 언젠가 실천하리라 마음먹고 있었던 터였다. 그는 그해 4월부터 월 20만 원씩 기부를 시작했다. 연말에는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쌀이며 연탄을 전달했다.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들의 모습에 박 씨의 마음에도 감동의 눈물이 맺혔다. 박 씨의 기부 릴레이는 계속됐다. 신기하게도 기부를 할수록 회사의 매출도 점점 늘어나, 처음에는 월 20여만 원 기부하던 것이 2010년부터는 매달 250만 원에 달했다.
‘행복나눔통장’으로 이웃들에게 행복의 씨앗 뿌려
‘행복나눔통장’의 적립금이 늘어난 만큼, 박 씨는 점점 더 많은 단체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과천시 문원동사무소를 시작으로 한국복지재단, 과천시 노인복지관, 한마음장애우복지회를 비롯, 중·고등학교까지 확대했다. ‘육상 꿈나무’를 후원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자신이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50분대에 완주할 정도로 마라톤 마니아이기도 하지만, 돈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는 어린 육상 선수들이 안타까워 후원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까지 박 씨는 지역 내 중학교와 고등학교 육상부에 피복비, 훈련비 등으로 총 5,300만 원을 지원했다. 자신이 후원해 준 육상부 학생이 올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가 되어 출전하는 것을 보니 더욱 보람이 느껴졌다.
‘회사의 진짜 주인은 직원’이라는 신념 가져
2014년, 그는 ‘행복나눔통장’에 이어 또 다른 계획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바로 회사의 자산을 직원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다. 연 매출 30억 원에 연 수익 3억 원의 회사자산과 운영권을 직원들에게 넘겨주고 나면 그는 리액션엔지니어링의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한 번도 회사가 제 소유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회사의 주인은 직원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에 옮긴 것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실천하는 나눔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