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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표창김용춘

‘침술 전문도서’ 읽어주는 시각장애인들의 목소리 선생님

김용춘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 봉사자 중 유일한 한의학·역술 서적 전문가

“이 부위의 요골측에선 지산근과 장우지산근이, 척골측에는 소지산근이 있다.”
녹음실 안에 김용춘 씨의 목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다. 김 씨가 요즘 낭독하고 있는 『평형침구학』의 한 구절이다. 얼마 전에는 『新 사주학 핵심비결』의 낭독을 끝냈다고 했다. 김 씨는 17년간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낭독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가 읽는 책은 침술, 안마, 사주, 주역 등 한자가 가득한 데다 한 권에 1,000쪽은 족히 넘는 전문서적들이다. 300명에 이르는 복지관 봉사자 중 ‘한의학·역술 서적 전문가’는 김 씨가 유일하다.
“읽고 있으면 재미있어요. 한 권 끝냈다는 성취감도 있고요.”

낭독에 도움이 되는 한문과 수지침에 능해

한학자의 집안에서 태어난 김 씨는 자연스럽게 한문을 익혀,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 필기를 했을 정도로 한문에 능하다. 게다가 낭독 봉사 이전부터 수지침 공부를 오랫동안 하고, 7년간 양로원에서 수지침 봉사까지 해 웬만한 경혈 이름도 알고 있었다.
“내가 한문을 잘 안다고 말하니까 덥석 ‘그럼 이것 좀 읽어주세요’라면서 두꺼운 책을 저한테 맡기더라고요.”

생업 직결되는 책 읽어주는 시각장애인의 ‘구세주’

시각장애인들 중 상당수가 침술, 경락마사지, 역술 등을 업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시중에서 관련 전문서적을 구입해도 읽을 수가 없기 때문에 녹음도서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분야의 책은 한문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드물어 녹음도서로 만들기 어려웠는데, 김 씨가 등장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의 구세주가 되었다. 계속해서 김 씨가 주로 침술과 역술 전문서적을 주로 낭독하는 이유다. 한문이 가득한 전문도서만 읽다 보니, 어려운 부분을 풀어서 설명하는 김 씨만의 낭독 노하우도 생겼다. 독창적인 설명 덕분에 다른 낭독봉사자가 같은 책을 읽어도 ‘김용춘 씨 같은 맛이 안 난다’며 다시 김 씨가 읽어주길 바라는 사람들도 많다. 김 씨는 시각장애인이 필요로 한다면 낭독 봉사활동을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생업에 필요한 전문도서를 대신 읽어주는 김 씨야말로 진정한 시각장애인들의 목소리 선생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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