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국무총리표창김일남

한겨울 추위를 따뜻하게 녹여주는 ‘김 할머니의 보금자리’

김일남

1억5,600여만 원 주택을 저소득층 주거시설로 기부

“자식들도 다 커서 우리 도움 없이도 충분히 생활을 해나가는데, 살 집만 있으면 되지요.”
2011년 12월, 김일남 씨는 부산 수영구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며 평생 모아온 재산을 정리했다. 그리고 정리한 재산으로 집을 마련해 불우이웃에게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수영구 망미동 인근에서 네 가족 정도가 살기에 적당한 2층 단독주택을 발견하자 김씨는 그 집을 1억5,600만 원을 주고 구입해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써달라며 수영구청에 기탁했다.
“시집살이를 고되게 했어요.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네 번의 유산을 겪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생각나서 네 가구가 살 수 있는 집을 장만해 기증하게 된 겁니다.”

불우이웃 새출발 돕는 ‘김 할머니 희망보금자리’

수영구청에서는 김 씨가 기증한 집에 5,000만 원을 들여 네 가족이 독립된 공간에서 살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했다. 1층과 2층에 방을 각각 두 개씩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난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마다 기름보일러를 도시가스설비로 교체했다. 변기, 세면대 등을 설치해 화장실을 만들고, 보일러도 새로 들여놨다. 기증한 주택의 수리공사가 완료되자 수영구청에서는 김 씨에게 “기부자를 기리는 동판도 설치하고, 기념촬영도 하자”고 제안했지만 김 씨는 손사래를 쳤다.
“부끄러워요. 그냥 ‘김 할머니’가 기부한 걸로 해주세요.”
그렇게 완성된 주택에는 ‘김 할머니 희망보금자리’라는 작은 명패가 붙었다. ‘희망보금자리’에는 한부모 가정, 아동보호시설을 떠나야 하는 청소년, 소녀가장 등이 입주했다. 보증금 100~200만 원에 월세 3~5만 원만 내면 이곳에 입주할 수 있다. 거주자가 낸 월세는 구청에서 적립한 후 이사를 갈 때 돌려줄 예정이니 이들의 임대료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남은 재산도 세상 떠나기 전 기부하고 싶어”

“나는 운이 좋아 한 평생 끼니 거르지 않고 살았으니, 그걸로 됐어요. 남은 재산도 세상을 떠나기 전에 기부할 생각입니다.”
자신의 공적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저소득층에게 희망을 안겨준 김일남 씨. 추운 겨울 ‘김 할머니 희망보금자리’에서는 김 씨의 따뜻한 마음을 받은 이웃들이 그 감사한 마음을 또 다른 이들에게 전해줄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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