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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표창장태호

보육원 출신 소년, 시계 수리 기부 천사로 거듭나다

장태호

낙엽처럼 떠돌던 소년, 시계에 눈뜨다

장태호 씨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낙엽’에 비유했다. 소아마비를 앓던 그는 네 살에 부모님께 버려져 포항수녀원의 부설 보육원에서 자랐다. 열 살이 되던 해에 장애인보호시설인 대구의 성보재활원으로 옮겼지만, 낙엽처럼 이곳저곳 떠도는 삶에 적응하지 못해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힘든 시절이었다. 그러다 성보재활원 내 성보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한 시계기술은 장 씨 인생의 돌파구가 되었다.

“사는 곳이 어디냐” 빵 한 조각이 준 깨달음

새벽 세 시까지 시계 수리 공부에 몰두하던 그는 본격적으로 시계 수리기술을 배우고 싶었다. 그는 대구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방에 찾아가 사장님께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아라는 사실은 숨긴 채로 정말 열심히 배웠다. 그때 사장은 기술을 가르치며 점심을 사 먹으라고 매일 500원씩을 줬는데, 장 씨는 20원짜리 어묵 두 개로 배를 채우고 나머지 돈은 차곡차곡 모아두었다. 마지막 날 그는 사장에게 자신이 고아라고 고백하며 모아둔 점심값을 모두 돌려주었다. 사장은 바로 “네가 사는 곳이 어디냐”고 묻고는 장 씨가 준 돈으로 빵을 사 들고 함께 보육원을 찾아갔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보육원 아이들은 빵을 정말 신나게, 배불리 먹었다. 이를 본 장 씨는 성공해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이후 장 씨는 시계 수리를 하며 번 돈으로 자신이 자란 성보재활원과 지역의 복지시설에 매월 빵, 돼지고기, 생필품 등을 꾸준히 후원하기 시작했고,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모난 돌’ 청소년 마음도 치유하는 시계기술

1985년, 장 씨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시계수리부문 금메달을 수상하며 뛰어난 시계 수리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대구 신천동에 시계방을 차리고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자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 보육원생 등에게 시계 수리 기술을 무료로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그에게 기술을 배운 80여 명의 학생 중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만 20여 명이고, 역대 최연소 금메달을 수상한 제자도 있었다. 장 씨는 모난 성격의 아이들이 기술을 배우며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취업해서 잘 사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장애인이나 보육원에 있는 친구들이 자립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처럼 불우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들이 저를 보고 힘을 얻어 성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인 거죠.”
장 씨가 시계 수리 기술을 20년간 열심히 가르쳐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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