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대통령표창故김귀남

불길 속에서 어르신들 살리고 세상 떠난 백의의 천사

故김귀남

갑작스레 찾아온 3006호의 화마

“병원에서 처음 전화가 왔을 때는, 사고로 몸이 다쳐서 전화가 걸려온 줄 알았어요.”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로 숨진 간호조무사 김귀남 씨의 딸은 병원에 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그의 어머니가 화재가 발생한 병원에서 환자를 구하기 위해 홀로 진화작업을 하다가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단순한 부상을 당한 줄로만 알았던 김 씨의 딸은 장례식장에서 절규하고 말았다.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1남 1녀를 키워온 김 씨는 2009년부터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했다. 2014년 5월 28일 사고 당일, 자정이 조금 지났을 무렵이었다. 당시 별관 2층에서 야간근무 중이던 김 씨는 화재경보기 소리를 듣고, 화재가 발생한 지점인 3006호 쪽으로 달려갔다. 창고로 사용하는 3006호의 문틈으로 유독가스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위기 상황을 직감한 김 씨는 우선 불이 났다고 외친 후 1층으로 내려가 환자를 대피시켰다. 이후 김 씨는 소화기를 들고 직접 불을 끄기 위해 3006호의 문을 열었지만 불길이 너무 강해 진화에 실패했다. 옥내 소화전을 이용해 다시 진화를 시도했지만 유독가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시간이 너무 지체된 후였다.

‘봉사하는 삶이 천직’이라 했던 긍정 전도사

“늘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챙기셨어요. 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그렇게 행동하실 분입니다.” (사위)
김 씨는 평소 요양병원에 있는 어르신들을 극진히 보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마을 어르신들에게도 명절이나 생신 등 특별한 날에는 양말 한 켤레라도 선물을 잊지 않았다. 선천적으로 봉사하는 삶을 행복해했고, 다른 사람을 아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다.
“환자분들도 가족처럼 대했어요. 그분들이 즐거워하시면 같이 춤도 추고, 노래도 불러 주시곤 했는데…”(친구)

영원히 살아있을 살신성인 정신

2014년 10월 17일, 보건복지부는 김 씨를 의사자로 선정했다. 김 씨의 딸은 “사실 엄마의 희생을 인정받는 것 같아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없이 슬프다”며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비록 김 씨의 몸은 떠났지만, 그의 살신성인 정신만큼은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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