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버스 추락 사고, 힘 다해 9명 생명 구하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인 지난 1978년, 서울에서 큰 사고가 발
생하였다. 1978년 7월 23일 오후 4시경 한강대교를 건너던 버스
가 운전자의 과실로 한강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당시 버스에 타
고 있던 박경옥 씨는 사고의 충격으로 버스에서 튕겨져 나가 한
강물에 빠졌다.
박경옥 씨가 정신을 차려 보니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
다. 버스에 가까스로 매달려 “살려 달라”고 외치는 승객들의 소
리를 외면하지 못했던 박 씨는 버스를 향해 헤엄쳐 갔다. 그는 혼
신의 힘을 다해 버스에서 6명을 끌어내 인명 구조를 하였고, 이
후 시민들과 함께 총 9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였다.
생존자 구조, 사망자의 시신까지 수습한 후, 병원으로 이송돼
1978년 사고 당시 박경옥 씨는 신체 건강한 젊은 남자였지만, 한
순간의 사고는 건장한 남자의 생명도 쉽게 앗아간다. 끔찍한 사
고 현장에서 자신의 안전도 위협받는 상황인데, 그는 타인의 생
명을 살리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였다. 박 씨는 자신이 부상당
한 것도 모르고, 오직 한 명이라도 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구조
활동에 매달렸다.
9명을 구조한 후 박경옥 씨는 생존자 구조 이후에도 자리를 떠
나지 않았고, 사망자들의 시신까지 수습한 후 병원으로 이송되
어 치료를 받았다. 이후에도 박 씨는 본인의 치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목격자에 의해 박 씨의 공적
이 밝혀지고 매스컴에 그의 구조 활동이 알
려지면서, 그해 10월 대한적십자로부터 표
창을 받았다.
친구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사람
젊은 날 육군 부사관으로 복무하고 건설사에서도 근무하였던 박경옥 씨. 주변인들은 그가 평소 인
정이 많은 의로운 사람이라고 말한다. 한번은 간질을 앓고 있던 고향 친구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삶의 의욕을 잃고 생을 포기하려고 하자, 박 씨는 1976년부터 3년간 친구와 함께 살면서 생활비와
의료비를 지원하며 물심양면으로 보살폈다.
평소 궂은일도 도맡아 하는 의협심이 강한 박경옥 씨. 불의의 버스 추락 사고에서 부상을 입은 몸으
로 사고 수습에 솔선한 그의 의로운 행동은 많은 세월이 지나도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