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화재 현장으로 사다리를 들고 달려가
2015년 새해 벽두부터 대형 화재 사고가 발생해 온 국민의 마음
을 애타게 하였다. 그해 1월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대봉 그린아
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바로 옆
아파트 건물까지 번지면서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화재 현장 인근에서 세차장 시공을 하고 있던 박제화 씨는 맞
은편 아파트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하였다. 뒤이
어 “살려 달라”고 외치는 다급한 목소리, 끝없는 비명 소리가 여
기저기서 들려왔다. 박 씨는 순간적으로 하던 일을 멈추고 사
람의 목숨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다리를 들고 사고 현장
으로 달려갔다.
고층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여성들 구조
평화로운 토요일 아침, 한순간에 발생한 화재로 사고 현장은 그
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창밖
으로 손을 내밀고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제화 씨는
누구보다 앞서서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
에게 함께 구조를 해달라고 외쳤다. 박 씨는 아파트 8~9층에서
여성 2명이 구조 요청을 하는 것을 보고 사다리로 그들을 구조
하려고 하였으나 사다리가 닿지 않자, 헌 이불을 활용하여 시민
3명과 함께 이불을 펼쳐 뛰어내리는 여성 1명을 구조하였다. 다
른 여성 1명은 시민과 함께 맨손으로 받아냈다. 이들 여성 2명은 집안에서 밧줄을 이용하여 건물 아래쪽
으로 내려오려고 시도하였으나 밧줄 길이
가 짧아 바닥까지 닿지 않자, 시민들의 도
움으로 창밖으로 뛰어내려 생명을 건졌다.
“위급한 상황에서 함께 힘쓴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박제화 씨는 아파트에 불이 난 다급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구경만 할 뿐, 누구 하나 선뜻 나
서는 사람이 없었다며 안타까워하였다. 그는 사람의 목숨까지 담보할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그래도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누구보다 먼저 구조 활동을 시작하였다. 박 씨는 “사다리
등을 이용해 아파트 8~9층에 있는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혼자서는 쉽지 않은 상
황이었습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처럼 힘을 합치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위
급한 상황에서 이웃들이 외면하지 말고 함께 힘쓴다면, 더 많은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세차장 시공 일을 하고 있는 박제화 씨. 화재가 난 경기도 의정부 지역은 자신이 사는 지역이 아닌,
출장으로 일하러 온 곳이었다. 다급한 상황에서 앞뒤 재지 않고 솔선수범한 그의 의로운 행동은 우
리 사회에서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한 희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