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대통령표창노래하는 좋은 사람들

난치병 아이들 치유하는 ‘사랑의 멜로디’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

포항 죽도시장의 10년 넘은 명물 밴드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포항 죽도시장에 공무원 권성호 씨, 식당을 운영하는 박현남 씨, 설비업체 대표 김종호 씨, 복지시설 직원 정기대 씨, 병원 직원 박준현 씨, 학원 원장 김호철 씨, 중학교 교사 장진홍 씨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포항시민들이 모여 만든 지역 밴드의 공연이 울려 퍼진다. 이 밴드는 매달 서너 번씩 가까이는 포항 시내 마트나 공연장, 멀리는 부산, 마산, 강원도, 제주도까지 전국 곳곳에 순회공연을 간다. 여느 밴드와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 밴드가 특별해진 사연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연 565회, 기부금 1억850만 원의 기적

사회봉사 활동을 하던 권성호 씨는 얼굴 반쪽이 검은 점으로 가려진 한 여자아이를 만났다. 수술비만 2천만 원이라고 하는데, 돈을 모을 길이 막막했다. 이때 권 씨가 생각 해낸 것이 ‘음악’이었다. 친한 후배부터 그의 밴드 식구가 됐다. 그렇게 모인 신인 밴드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이2001년 포항 죽도시장에서 첫 공연을 열었다. 거듭된 공연에 시장 사람들과 장 보러 나온 사람들이 낸1,000~2,000원이 모이니 이윽고 160만 원이 만들어졌다. 이 돈을 밑천 삼아 얼굴 반이 검은 점으로 드리워졌던 소녀는 서울을 오가며 치료를 시작하게 됐다. 그렇게 14차례 수술을 받고나니, 소녀의 얼굴은 마침내 환해졌다. 소녀의 사연이 전해지자 다른 난치병 환우들이 “우리도 도와달라”고 요청해왔다. 한 소녀에게 희망을 주며 끝날 줄 알았던 밴드의 선행이 계속 이어지게 된 계기다. 565회 공연, 1억850만 원의 기부금, 희망을 얻은 53명의 난치병 아동들,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이 그간 해온 선행의 기록이다.

제2, 제3의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 생겨 나길

보통 한 번 공연을 준비하면 족히 8시간은 걸린다. 그래서 공연을 하는 그날 하루는 ‘공치는’ 날이기 십상이다. 원체 체력이 소모되는 일이라 기운이 빠질 때도 있지만 신나게 손뼉을 쳐주는 시민들, 흔쾌히 성금함에 돈을 넣어주는 관객을 보면서 계속 공연을 할 힘을 얻는다.멤버들은 이제 노래만 정해지면 알아서 자신의 파트를 연주할 만큼 ‘찰떡궁합’이 됐다. 19살 때 처음 밴드에 들어온 홍일점 장진호 씨는 이제 서른 살이 훌쩍 넘었고, 30대 초중반의 아저씨도 이젠 오십 중년이 다 됐다. 권 씨는 “난치병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나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의 진심이 이어진다면, 전국 곳곳에 제2, 제3의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이 계속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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