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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순(94세)

이종순(94세)

평생 못 배운 아쉬움에 기부 결심

1920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난 이종순 씨는 당시 시대가 그랬듯 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였다. 가부장적인 집안의 딸로 태어나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이 씨는 성장하면서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한이 컸다.

하지만 이종순 씨는 자신의 환경을 원망하지 않고 삯바느질과 화장품 외판 장사를 하며 살뜰히 살았다. 근검절약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 이 씨는 비록 자신은 제대로 배우지 못했지만, ‘형편이 어려워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장학금을 기부하리라 결심하였다.

삼육대에 장학금으로 10억 원 기부

이종순 씨는 넉넉지 않은 어려운 형편 속에서 쌀 한 톨도 헛되이 버리지 않을 정도로 절약하며 수십 년간 미제화장품을 머리에 이고 돌아다니며 번 돈을 꼬박꼬박 모아 종잣돈을 마련하였다. 이제 백발의 할머니가 된 이 씨는 평생 그렇게 아끼고 아껴 모은 돈을 모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2012년 이종순 씨는 오랫동안 다닌 교회와 같은 재단에 속한 삼육대학교에 인재 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1억 원을 기부하였고, 94세가 된 2015년에는 9억 원을 기부해 총 10억 원의 장학금을 기부하였다. 이 씨는 “내가 죽기 전에 나처럼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하지못하는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형편이 어려워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공부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나눈 만큼 따뜻한, 이종순 할머니의 여생

이종순 씨는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에덴노인요양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평생 모은 재산으로 마련한 오피스텔을 처분해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나머지 재산은 요양병원에 납부한 후 요양병원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이 씨는 90세가 넘은 고령에 당뇨와 천식을 앓고 있어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비록 육신은 많이 쇠약해지고 병이 들었지만, 그녀의 정신과 마음은 여전히 샘물처럼 맑게 솟아오르고 있다.

이종순 씨와 한 교회에 다니는 교우는 “할머니는 오래 전부터 거동이 불편하신데도 불구하고, 매주 빠지지 않고 교회에 다니실 정도로 신앙심이 두텁다”면서 “평소 휴지 한 장도 낭비하지 않으실 만큼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있지만, 교회에 큰 행사가 있을 때는 통 크게 기부하시는 인정 많은 분”이라고 말하였다. 오랜 세월 모진 풍파를 겪으며 힘겹게 살아왔지만, 이제 이종순 씨의 여생은 그녀가 나눈 마음만큼 따스한 사랑과 소망으로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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