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국무총리표창편사범

동화로 세상을 밝힌다. 동화 읽어주는 아빠 편사범 씨

편사범

“어흥,할멈,할멈,떡 하나주면 안 잡아먹지.”
“호랑이님,호랑이님,여기 맛있는 꿀떡이 있으니 제발 살려주세요
택시 30년 경력 박 기사의 할멈 연기가 영 어색하다. 그 순간 너털너털한 웃음이 강의실 여기저기서 새어나온다.
동화 구연 연습장은 늘 이렇게 늦은 밤까지 목소리 연기를 하는 아저씨들로 시끌벅적하다. 경찰, 농부, 회사원, 교사, 택시기사, 노점상 등 다양하기도 한 직업군들. 하지만 모두 마음만은 프로 연기자다.
전국 아버지 동화 구연대회에서 우수상 이상을 받은 경력 있고 끼 있는 25명의 아버지들이 결성한 이 ‘동화 구연 아버지회’ 는 지난 20년 동안 50여 차례 무료 공연을 해왔다. 보육원,양로원, 소아암 병동,오지 초등학교가 그들의 주 무대다. 공연 한 번에 보통 400~5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모두 자체적으로 충당한다. 이 다양하고 욕심 많은 아버지 모임을 이끄는 이가 바로 편사범 씨다.
어릴 적 종묘상을 하던 편사범 씨의 부모님은 장날이면 멀리서 오신 분들을 위해 큰 솥에다 밥을 해두고, 찬거리까지 마련해놓는 넉넉한 인심을 지니셨다. 그런 분들 밑에서 자라서일까? 편사범 씨의 형 편기범 씨 또한 ‘너른내 장학회’ 이사장으로 30년간 장학금을 전해주는 통근 복지가로 이미 유명하다. 부모님과 형이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았기에 편사범 씨는 언젠가 자신도 기회가 되면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고 살았다.
편사범 씨가 동화 구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이들의 잦은 병치레 때문이었다. 아이가 병원을 입원했을 때,아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동화책 읽기로 표현했다. 아이는 몹시도 좋아했고,자신에게 끼가 있다. 판단한 편씨는 동화구연대회에 나가 수상 하면서 본격적으로 구연동화 세계에 발을 들였다.
“엄마가 들려주는 동화는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지만,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는 아이들의 사회성을 길러주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아빠가 동화를 읽어주면 아이들이 활발해지고 발표력도 정말 좋아지지요.”
아버지들의 책읽기 장점을 설명하느라 바쁜 편사범 씨. 그가 동화 구연을 한 이후부터 가족들의 겹경사도 이어졌다. 부인 (정은경), 아들(편승원),딸(편지 영) 모두 정부에서 주는 다양한 장관상을 수상하며 온 가족이 함께 봉사 활동까지 하는 구연동화 집안이 탄생한 것이다. 참 독특한 가정이 아닐 수 없다.
동화구연 아버지회에는 정회원 25명 외에 숨은 준회원들이 무려 800여명이나 된다. 좋은 아빠가 되려는 의지를 갖고 구연동화 노하우를 배워가는 이들의 수 가 놀랍다. 이들은 편사범 씨에게 교육 자료를 받고 어버이 무료 교실에 참여해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생업이 있어 봉사에만 신경 쓸 수는 없지만 편사범 씨는 공연 현장의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오지 을에 가면 아이들이 또랑또랑한 눈으로 공연을 넋을 잃고 봐요. 울고 웃고 나뒹굴고 사인해달라고 줄서고…. 어르신들 공연은 또 어떻고요. 어릴 때 듣던 구전 동화를 들려드리면 가슴으로 눈물을 흘리시지요. 소아암 병동에서 병실 공연을 할 때 행복해하던 아이와 음료수를 건네며 손을 잡아주시던 할머니. 이런 풍경들에 중독되어 이젠 안하면 금단 현상이 옵니다.”
그랬다. ‘모든 아이들이 내 아이들이다’ 라는 생각으로 정 많고 눈물 많은 25명의 남자들은 즐겁게 공연을 한다. 연습하고 또 연습해 이웃들의 웃음을 찾아주는 참된 봉사의 기쁨이리라.
‘할멈, 할멈,떡 하나주면 안 잡아먹지.”
“에구머니나… 호랑이님, 호랑이님
오늘도 편사범 씨와 착한 아빠들은 세상이 좀 더 동화 같고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동화를 읽고 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