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대통령표창노재목

“밥은 나눠먹어야 맛있습니다!”

노재목

부산 반여동의 한 식당. 철거 이주민들로 동네를 이룬 이곳에 아침 7시부터 손님을 맞으려 분주 한 식당이 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아침과 점심을 제공하는 있는 한마음 무료 급식소이다. 이곳의 주인은 51살의 노재목 씨. 그는 3년 전부터 연간 1억 2천여만 원씩 자비를 들여 하루 3백 여 명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얻은 수익과 아내가 약 국을 운영해 번 돈을 합쳐 3년 넘게 이 급식소를 운영해오고 있는 것이다.
‘나이 드신분들이 집 에서 혼자 식사하시면 냉장고에서 찬밥 꺼내 드시기 일쑤죠. 여기 나와 친구분들과 어울려 드시면 생기를 찾고 즐겁게 드시니까 보는 저도 즐겁지요. 워낙 많은 분들이 오시니까 반찬이랄 게 뭐 화려한 게 있나요. 그저 따뜻한 밥 한 끼 차리는 거죠.”
노씨는 무료급식소를 차리게 된 사연을 묻자 옛 이야기를 꺼낸다. 어릴 적 그는 동네의 땅이 다 집안 소유일 정도로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다 한다. 그러나 초등학교 3학년 때 가세가 기울면서 처음으로 배고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했다. 시골에서 동생들과 함께 배를 곯며 견뎠던 힘겨운 시절…. 17살이 되던 해 단돈 3천원을 들고 부산에 입성했지만, 돈이 없는 그는 이곳에서도 여전히 굶기를 밥 먹듯 하며 살 수 밖에 없었다. 고무신공장,소쿠리공장 등을 전전하면서 꾼 그때 꿈은 딱 하나,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었다. 언제든 배불리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달려온 시간,노씨는 젊은 시절 해오던 의약품 도매업을 접고 드디어 오랜 꿈이었던 식당을 차렸다. 사람을 훈훈하게 품는 노씨의 성품 탓인지 식당은 번창해갔고 돈을 좀 벌게 되자그는 어떻게 쓸 것인가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고민 끝에 노씨는 자신처럼 배고픔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급식소를 열 계획을 세웠다. 이미 2004년부터 지역 봉사단체 회원으로 활동하며 3,000시간이 넘는 자원봉사활동을 해왔던 터라,밥을 굶는 이웃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많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급식소 운영은 제가 하는 게 아니라 저회 식당을 찾아주는 고객들이 하는 거죠. 그분들 덕분에 무료급식소를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이젠 소문이 많이 나서 밥 잘 먹고 봉사 도 잘하고 간다고 웃으며 가시는 고객들을 보면 기분이 참 좋지요.”
식당에 자주 오던 한 손님이 늘 웃음으로 더운밥을 베푸는 노씨의 모습을 보고 국민추천포상 후보자로 추천했다.  노씨는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청와대에도 가보고 대통령과 악수도 해봤다며 싱글벙글이다. 요즘엔 무료급식을 감당하고도 식당의 수익이 조금이라도 더 남으면 한국소아암백 혈병 재단에 기부해 어린 소아암백혈병 환자들의 치료비를 보태고 있다.
“제가 식당 하길 정말 잘했죠. 이게 다 식당을 했으니 가능한 일이니까요. 밥은 함께 나눠먹어야 맛있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이곳에서 참 많은 이들과 함께 밥을 나눠먹으니 저는 늘 밥이 맛있는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입니다.”
반여동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환히 웃는 노재목 씨. 요즘 노씨의 선행이 알려지자 무료급식에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 몰랐다며 어르신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노씨는 얼마전 급식소 앞에 편지를 써 붙여 놓았다. ‘어르신들 덕분에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청와대도 갔다 왔다고. 지원도 많이 받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아들이 운영한다 생각하고 맘 편히 드시라’ 는 글을 써 놓은 것이다. 사실 그는 스스로 마음이 약해질까봐 어디에서도 지원을 받지 않지만,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부담을 가지실까 걱정이 되어 남긴 편지다.
그저 하루 세끼 밥을 먹듯 매일매일 무료급식을 하는 것뿐이라며 자신이 하는 이 엄청난 일을 덤덤히 이야기하는 노재목 씨.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 숨은 영웅이란 바로 노재목 씨 같은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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