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국민포장노금자

“보람과 행복이라는 명약이 저를 늘 젊게 만들어줍니다”

노금자

“하루가 24시간인 게 너무짧아서 아쉽죠. 정말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어떤 때는 내가 예순이 넘은 줄도 모르고 산다니까요. 호호호~.”
며칠째 김장 봉사를 하면서도 환하게 웃으며 일하는 후덕한 인상의 65세 노금자 씨. 사람이 마흔을 넘기면 제 얼굴에 책임을 진다고 했던가! 노금자 씨의 얼굴에 예쁘게 자리잡은 주름은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그리고 얼마나 큰 보람으로 살아왔는지를 말해주는 것 같다.
“30년 전쯤 목욕탕에서 일하면서 고아원 애들 옷 뜨는 일을 시작했어요. 정이 그리운 애들에게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뜬 옷을 입힌다 생각하니 힘든지도 몰랐지요.”
일하는 틈틈이,그리고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뜬 조끼와 스웨터가 무려 430벌. 몸도 마음도 허기져 겨울이면 늘 오돌오돌 떨고 있던 아이들에게 조끼와 스웨터를 내밀자 마치 엄마의 사랑을 품에 안은 듯 행복해했다. 그 모습을 보며 노금자 씨는 봉사의 참맛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노금자씨의 또하나의 관심 대상은 동네 독거노인들이다. 일찍이 세상을 떠난 시어머니께 살아 생전 잘 해드리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던 터라,시어머니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아보자는 심정으로 동네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게 되었다. 처음엔 ‘적당히 하자’ 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그들의 외로움에 울고,고단한 살림살이에 아파하면서 어느새 그녀는 어르신들의 딸이 되고 친구가 되어 있었다. 이제 웬만한 집의 세간은 죄다 꿰고 있고,언제 약을 타는지,언제 목욕 봉사를 받는지 안 보고도 훤하다. 나의 일보다 노인들을 위한 살림살이가 늘 우선인 노금자 씨는 무의탁 노인들에게는 그야말로 맘편한 자식 이 된지 오래다.
“정말 딸보다 좋아요. 내 말 들어주고 씻겨 주고 밥 차려 주고…. 요새 이런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자식도 이렇게는 못하지요.”

그녀의 손을 잡고 눈시울을 붉히는 할머니를 눕히고 노금자 씨는 김치찌개를 보글보글 끓여와 저녁상을 차린다.  34년간 아동 복지시설과 지역 독거노인들을 찾아다니며 목욕,빨래,식사,병간호 등 정말 몸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의 바쁜 생활을 해왔다. 수해복구와 태안기름유출 현장 봉사까지 봉사시간으로 계산하면 1만 시간이 넘는다고하니 가히 ‘봉사의 여왕’ 이라는 타이틀이 과하지 않다.
“힘들 때도 있지요. 사람인데 어떻게 힘이 안 들겠어 요. 그런데 힘들 때보단 행복의 크기가 한 오십 배,아니 백배? 하하하…. 요즘은 어릴 적 보살펴줬던 애가 장성해 식구를 이뤄 명절 때 세배하러 오는데…. 정말 자식 키운 보람과 똑같아요.”
늘 바쁘게 살았던 그녀가 요즘 새로운 직책을 얻었다. 청주시 율량동 33통 통장.  ‘노통장님’ 은 요즘 그녀가 사람들에게 불리는 새로운 이름이다. 형편 어려운 이들에게 각종 복지 혜택을 안내하고 연결시켜주는 일,비누 하나, 쓰레기 봉투 한 장이라도 나오면 달려가 나눠주는 일…. 이 또한 몸으로 하는 봉사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되었다. 타고난 일꾼이요,봉사자인 그녀는 통장직을 맡아 전보다 더 잰 걸음으로 어려운 이웃들의 집을 찾아 나서고 있다.
‘누가 알아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누가 즐거우라고 한 것도 아니 었어요. 그냥 스스로의 만족,스스로의 행복 찾 기’ 였다 말하는 65세의 노금자 씨. 그녀는 ‘봉사의 여왕’ 이란 별명에 걸맞게 보람과 행복이 만들어준 명품 웃음을 지닌 이웃사랑의 여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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