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국민훈장 동백장강경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을맞추는 게 봉사지요!“

강경환

강경환 씨가 두 손을 잃게 된 것은 그의 나이 13살 때 일이다. 통조림인 줄 알고 딴 깡통이 하필 작은 대인지뢰였던 것. 지뢰가 폭발하면서 강씨의 두 손은 영원히 세상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손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과 마주하며 어린 강씨는 3년 가까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은둔의 시간을 보냈고,청년이 되자 술로 하루해를 보내기 일쑤였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사 람들에게 주사를 부리며 방황했고,안 그래도 궁핍했던 집안은 강씨의 그런 행동으로 더 힘들어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강씨는 자신보다 더한 장애를 가진 사람이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새로운 삶을 바라보게 되었다. 두 팔과 한쪽 다리가 없는데도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을 만난 후, 비록 두 손은 없지만 무엇이든 해봐야겠다는 용기를 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손을 쓸 수 없는 1급 장애인인데다 아무 경력도 없는 강씨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그는 우연히 주변 사람의 권유로 염전에서 소금 만드는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건장한 사람들도 일주일을 못 버틴다는 염전. 양손 없이 손목만으로 삽질을 하고 써레질을 하는 것은 말 그대로 혹독한 고통이 었다. 하지만 하루 두세 시간 쪽잠을 자며 열심히 일했고 온몸을 적시는 진한 땀의 대가로 소금을 만들어갔다. 그리고 그 일이 몸에 익숙해질 즈음 자신처럼 어려운 처지의 사람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강씨가 가진 유일한 재산인 소금을 조금씩 나눠주기 시작했다.
1996년부터 어려운 이웃을 찾아 집 앞에 소리 없이 소금 포대를 놔두고 가기를 2년. 강씨의 선행은 주변에 알려지게 되었고 이때부터 강경환 씨는 소금 한 포대를 판 돈 만원에서 천 원씩을 떼어내 본격적으로 이웃을 돕기 시작했다.  단돈 천원에서 시작한 일은 열심히 일군 염전의 규모를 따라 조금씩 늘어갔고, 이제는 한해 천만 원이 넘는 목돈이 되어 이 지역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 되고 있다.
“처음엔 저 같은 장애인들을 도왔는데요. 이제는 독거노인들도 돕고 있어요. 돈도 돈이지만 그 분들은 사람이 그리운 분들이라 작은 도움에도 너무 기뻐하시고 돌아올 때 한없이 손 흔드는 걸 뵈 면 눈물이 핑 돌아 자꾸 찾게 돼요.”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떻게든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강씨는 좀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봉사를 하기 위해 자선단체 ‘사랑의 밀알회’ 를 만들었다. 자신의 염전에서 나는 수익의 10%와 주위의 기부를 받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값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제게 이런 장애가 생기지 않았다면 어쩌면 주변 많은 사람들의 어려움을 잘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봉사하는 기쁨도 몰랐겠죠. 봉사는 사람과 사람의 간을 맞추는 일인 것 같습니다. 사람 사이에 꼭 필요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맛깔나게 만드니까요.”
성치 않은 몸으로 소금을 만들고 그 소금으로 그가 사는 세상을 살맛나게 만들어가는 소금장사 강경환 씨. 그는 절망에 빠진 이웃들을 희망의 세상으로 끌어올리며 함께 가자 말하고 있다. 나처럼 어려운 사람도 노력하면 잘 살아갈 수 있더라고,힘들어도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이웃을 도울 수 있다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자신을 닮은 희망의 소금들을 만들어내며 세상을 살맛나게 하는 그는 우리 사회의 값진 소금 같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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