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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표창조령산악구조대

봉사로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전하는 ‘백두대간 지킴이’

조령산악구조대

1997년 결성된 조령산악구조대(대장 권혁진)는 12명으로 시작된 순수 민간 산악구조 단체이다. 이 구조대는 문경새재를 비롯한 경북 북부 산악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악사고를 예방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조 활동을 펼치는 든든한 백두대간 지킴이들이다.

구조활동 500회가 넘는 순수민간 산악구조대

조령산악구조대는 생활 연고지인 문경의 산을 중심으로 경북 북부 산악지역에서 전문화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문경새재로도 불리는 조령은 충청북도 괴산군과 경상북도 문경시를 잇는 고개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영남대로에 자리해 영남지방과 서울을 잇는 간선도로이며, 영남을 벗어나는 마지막 고개였습니다. 백두대간에 있는 조령은 주변에 많은 산들이 있고, 산세가 험합니다. 그래서 한해에도 몇 차례씩 인명사고가 발생합니다.”
이 구조대는 사고가 발생하면 119구조대와 협력해서 산악을 수색하며 인명구조 활동을 펼친다. “조난자나 사망자가 바로 발견되면 다행이지만, 겨울철에는 조난자 수색이 쉽지 않아요. 어떨 때는 일주일 이상 장기수색을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구조대가 가장 앞에 나섭니다. 누구보다도 이곳 산악지형을 잘 파악하고 있어 신속한 대응과 수색작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이 구조대가 참여한 구조활동만 모두 500여회가 넘는다. 이처럼 산악회 대원들은 수시로 출동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늘 대기상태이다. 이들이 출동하는 횟수는 보통 일주일에 1회 이상이며, 매년 한두 번 정도는 1주 이상의 장기수색에 돌입한다. “장기수색은 119구조대와 시청 재난방재과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합니다. 연간 1~2회씩 장기수색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 때면 대원들 모두 자신의 생업도 잊고 구조활동을 펼칩니다.”

하는 일은 달라도, 사람과 산을 사랑하는 이들

현재 조령산악구조대의 대원은 모두 35명이다. ‘우리 지역을 살리고 알리며, 이웃을 돕고 함께 더불어 살자’는 취지로 산을 좋아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이 지역 사람들이 뭉쳐 시작한 모임이다.
“처음에 12명의 대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회원들의 직업은 모두 다릅니다. 나이도 30대부터 50대 중반까지 다양하구요. 아직까지 단 한 명의 탈퇴자 없이 봉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조령산악구조대에는 문경시 공무원에서부터 환경미화원, 자영업자, 농부, 회사원, 전업주부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다.
“수십 년 이상 등반을 전문적으로 한 대원도 있고, 이제 등산을 시작한 신출내기 대원들도 있습니다. 대원 모두 바쁜 생업에도 불구하고, 산을 사랑하는 마음과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 하나로 뭉쳐 있죠.”
이 구조대가 가진 특징 중의 하나는 부부대원과 여성대원이 많다는 것이다. 구조대에서 여성 대원들이 갖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여성대원이 많은 것은 구조대의 큰 강점이다. 특히 장기 수색의 경우가 그렇다. 남편이 수색에 나서면 후방에서 지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내들의 몫이다.

자연과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수호대

평소에 조령산악구조대원들은 구조작업 뿐만 아니라 사고 예방 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까지 이 산악회는 300회 이상 등산로 정비활동을 벌여 조난사고를 예방해 왔다. “사고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예방차원의 활동이 매우 중요합니다. 넓고 험한 산에서의 사고는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미리 사고를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6개월에 한번 씩 등산로의 안전로프 정비, 안내판 설치, 산악 시설물 정비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산악회는 또 자연환경 정화 활동도 전문적으로 펼치고 있다. 등산로 정화 작업을 꾸준히 실시해 지금까지 약 6톤의 쓰레기를 처리했다. 이들이 매년 수거하는 쓰레기는 400kg 정도에 달한다. 등산객들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나치지만 백두대간의 높은 고개 자락 곳곳에는 이들의 헌신과 봉사의 땀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대원들은 또 2004년부터 안전한 산행과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 매년 산악영화제를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
“산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산에 대한 예의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등산인구가 늘어갈수록 자연훼손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어요. 아직도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이들도 있고, 입산금지 푯말이 붙어있는 데도 그것을 무시하고 산에 올라 자연을 훼손하는 등산객들도 있습니다. 사람에게 휴식이 필요하듯이 자연에게도 휴식이 필요하죠. 자연은 후대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보수 봉사단체

이 구조대의 가장 큰 특징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원들은 자신이 조령산악구조대의 일원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자부심과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 대원들은 며칠에 걸친 수색 끝에 조난자들이 무사히 구조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한 번은 실종자 모친이 구조대에 사례금을 전한적도 있었지만 그 돈은 모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했다.
조령산악구조대 대원들은 1년에 5회 이상 자체 암벽훈련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산악 활동의 특성상 위험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팀워크를 다지고 등반기술을 익히기 위해 주로 조령과 속리산에 있는 자연암벽에서 모든 대원이 참여해 훈련을 한다.
“최근 들어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지고, 산악구조가 점점 전문화됨에 따라 인명사고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등산로가 개설되지 않은 산길을 오르다가 일어나는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보다 적극적인 활동과 홍보를 통해 사고를 줄여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수많은 구조 활동에 나서느라 햇볕에 검게 탄 얼굴로 미소 짓는 조령산악대원들을 보며, 백두대간처럼 크고 넉넉한 산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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