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훈

영예의
수상자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이웃의 안전을 살피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얼굴들입니다.

국민포장이영수

“보일러보다 더 따뜻한 사랑의 온기를 드립니다”

이영수

‘사랑의 보일러 명장’으로 유명한 이영수 씨는 실직자나 노숙인, 퇴직자 등에게 보일러와 배관기술을 전수해왔다. IMF 외환위기 때 정리해고 등으로 40~50대 실직 가장이 늘어나자 이 씨는 그들의 ‘재출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술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14년째. 그동안 그는 자신의 재산까지 들여가며‘사랑의 보일러 교실’을 꾸려가고 있다.그 결과 현재까지 총 550여 명의 졸업생 중 100명이 창업을 했고, 150여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집안을 훈훈하게 데워주는 보일러처럼, 그는 많은 이웃에게 삶의 희망을 데워주는 사람이다.

보일러 기술로 절망에 선 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다

땅거미가 질 무렵의 늦은 오후. 광진구 구의동의 한 상가 지하에 있는 ‘사랑의 보일러 교실’에서는 보일러 이론 수업이 한창이다. 12명의 학생들로 꽉 찬 작은 교실에는 대부분이 40~50대의 중장년 아저씨들이다. 이영수 씨는 나이 많은 학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한다. 선생님의 설명에 손을 들고 질문을 하는 모습이 여느 어린 학생들과 다르지 않다. 이 씨는 이런 학생들에게 칭찬과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곧 있을 보일러기능사 자격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문제들을 콕콕 찍어주는 이 씨를 학생들은 족집게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1교시 수업이 끝나고, 2교시 실습수업이 시작되었다. 보일러를 해부하고 조립하면서 기술 익히기에 여념 없는 학생들의 얼굴에 금세 굵은 땀방울이 맺힌다.
“좋은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보고, 환자 얘기를 들어보고 진찰을 합니다. 환자 얘기를 안 듣는 의사는 좋은 의사가 아니듯이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주인의 이야기를 듣고, 물어보기도 하면서 보일러를 진단해야 하죠.” 35년의 현장 경험과 탄탄한 이론을 지닌 그의 전천후 수업 덕분에 수강생 대부분이 평균 2개의 자격증을 취득한다.

한 달 900원으로 배우는 보일러 명장의 명 강의

이영수 씨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보일러 기술을 갖고 실직자들을 돕고자 했다. 자신이 가진 작은 재능이 실직자들로 하여금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재기할 수 있는 희망의 기술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IMF 위기 때였어요.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이 늘어나고, 서울역 등으로 노숙인과 실직자가 더 많이 모여든다는 뉴스가 매일 보도되었죠.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얼까 고민하다가 해답을 떠올렸어요.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치는 게 더 좋은 해결책이겠더라고요.”
이영수 씨는 자신의 결심을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는 1998년 ‘보일러 명장’에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받으며 생긴 상금 1천만 원으로 ‘사랑의 보일러 교실’을 열었고, 이론과 실습을 할 수 있는 강의실, 교재, 장비들을 마련해 수강생들을 모집했다. 교육은 각 기수 당 6개월 과정으로 매주 4~5일, 하루에 2~3시간씩 강의와 실습을 병행했다.
“가정용 보일러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많지 않았기에 보일러 교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죠. 부양할 가족은 많지만 일거리가 없어 일용직을 전전하는 이들이 주변에는 많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을 우선 뽑았습니다. 기술이 있다면 마음먹고 열심히 노력해서 식구들 밥은 굶기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사랑의 보일러 교실’은 무료가 아니다. 월 900원의 금액이지만 엄연히 수강료가 있는 유료교육이다. 여기에는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교육 받는다는 점을 강조한 이 씨의 배려가 담겨있다. 멀리 지방에서까지 많은 수강생들이 찾아오고, 개중에는 제주도에서 찾아온 이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보일러는 마음의 온정

이영수 씨는 저렴한 수강료를 책정한 대신 수강생이 반드시 50시간 이상 봉사를 해야만 졸업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붙였다. 이영수 씨는 수강생들과 함께 독거노인이나 조손 가정 등을 찾아다니며 보일러를 교체하거나 수리해준다. “봉사야말로 인생의 실패를 딛고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지요.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돕다보면 자신을 돌아보며 삶의 의지를 새롭게 다질 수 있거든요. 보일러 기술이란 게 ‘나만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에요.”
실제로 ‘사랑의 보일러교실’에서 자격증을 딴 제자들 중에는 자신보다 더 힘들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하는 이들도 많다.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그분들이 다시 다른 이의 손을 잡아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온정이 퍼져나갑니다. 손을 잡고 살아갈 희망을 나누고 이웃과 온정을 나누는 것이 봉사입니다. 봉사는 어렵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내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스한 온정으로 이웃에 사랑과 희망을 나누는 이영수 씨. 그는 세상에서 가장 훈훈한 보일러를 지피는 희망의 마이스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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